자동으로 돌아가던 콘텐츠 작업이 이미 끝난 축제를 오늘 올릴 소재 후보에 올려놨습니다. AI가 게을러서가 아니라 오늘이 며칠인지 몰라서였습니다.
이 글 3줄 요약
- AI 모델 자체에는 실시간 시계가 없습니다. 채팅 서비스 중엔 오늘 날짜를 자동으로 넣어주는 곳도 있지만, 자동화나 API, 일부 도구는 그렇지 않습니다.
- 그래서 끝난 행사를 곧 열릴 행사처럼, 지난 유행을 요즘 뜨는 것처럼 다룹니다.
- 지시문 맨 앞에 오늘 날짜 한 줄. 자동으로 돌리는 작업이라면 재료를 모으는 단계에도 기간 조건을 겁니다.
시계가 없다는 게 무슨 뜻일까
AI 모델은 학습한 시점까지의 정보를 담은 상태로 만들어집니다. 그 안에 달력이나 시계가 돌아가고 있지는 않습니다. 서비스 화면에서 오늘 날짜를 맞히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서비스 쪽에서 날짜를 몰래 붙여서 넣어주기 때문이지 모델이 스스로 아는 게 아닙니다. 그러니 "AI는 오늘을 모른다"보다는 "붙여주는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다"가 정확합니다. 채팅 창에서는 맞게 나오던 게 자동화나 API로 옮기는 순간 어긋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어느 쪽인지 확인하는 습관이 답입니다.
비유하자면 아주 두꺼운 백과사전 같은 존재입니다. 담긴 지식은 방대하지만 그 책은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책에게 "다음 주에 뭐가 열려요?"라고 물으면, 책은 자기가 인쇄되던 시점을 기준으로 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시점이 결과를 바꾸는 질문에는 항상 위험이 따릅니다. "요즘 뜨는 거 알려줘", "곧 있을 행사 추천해줘", "며칠 남았는지 계산해줘" 같은 것들입니다. 이런 질문에 날짜를 안 주면 AI는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답한 건지도 밝히지 않은 채 자신 있게 답합니다.
끝난 축제가 오늘 쓸 소재 후보에 남아 있었습니다
행사 정보와 요즘 화제를 모아 AI가 홍보 글을 조립하는 자동화를 만들던 때였습니다. 구조는 단순했습니다. 재료를 모으는 단계가 있고, 그 재료로 글을 만드는 단계가 있었습니다.
문제는 재료를 고르는 쪽에 기간 조건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끝난 지역 축제가 오늘 쓸 소재 후보에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화제 목록도 마찬가지라 예전에 모아둔 자료가 섞여 있었고, 그러니 지난 유행이 요즘 것처럼 올라올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재료를 글로 조립하는 지시문에는 오늘이 며칠인지가 아예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세 곳이 동시에 비어 있었던 셈입니다. 고친 방법은 이렇습니다. 행사는 오늘부터 31일 이내이면서 아직 안 끝난 것만 통과시키고, 화제는 최근 2주 안에 모은 것만 남기고, 글을 만드는 지시문에는 한국 시간 기준 오늘 날짜와 함께 "시점을 먼저 따지라"는 원칙을 못 박았습니다.
기간 숫자 자체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잡으면 됩니다. 중요한 건 어딘가에는 기간 조건이 있어야 하고, 지시문에는 오늘이 적혀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날짜를 안 주면 생기는 세 가지 사고
| 사고 | 어떻게 나타나나 |
|---|---|
| 끝난 일을 앞으로 올 일처럼 | 이미 지난 행사·마감·시즌을 "곧 시작됩니다"로 소개 |
| 지난 유행을 요즘 것처럼 | 한참 전에 지나간 화제를 "요즘 반응이 좋습니다"로 서술 |
| 기간 계산이 통째로 틀림 | 남은 날짜, 경과 개월, 나이 계산이 엉뚱한 값으로 나옴 |
세 번째가 특히 조용합니다. 문장이 어색하지 않아서 눈으로는 안 걸리고, 숫자를 직접 대조해야만 드러납니다. 앞의 두 가지는 아는 사람이 읽으면 "저거 끝난 건데?" 하고 바로 걸리지만, 계산 결과는 틀려도 그럴듯해 보입니다.
이 셋의 공통점은 문장 자체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맞춤법도 맞고 흐름도 자연스럽습니다. 그래서 결과물만 읽어서는 안 걸리고, 기준 시점이 무엇이었는지를 따로 확인해야 잡힙니다.
지시문 맨 앞에 한 줄 박는 습관
가장 싸고 확실한 방법입니다. 시점이 걸린 지시를 할 때 맨 앞에 이 한 줄을 붙이세요.
오늘 날짜: (여기에 오늘 날짜를 적으세요) · 한국 시간 기준
이 날짜를 기준으로 답하고, 이미 지난 일은 지났다고 명시해 주세요.
날짜를 모르면 추측하지 말고 모른다고 답해 주세요.
세 줄이 각각 일을 합니다. 맨 위 줄은 기준을 주고, 가운데 줄은 지난 일을 걸러 달라고 요구하고, 마지막 줄은 추측을 막습니다. 마지막 줄이 없으면 AI는 빈칸을 그럴듯하게 채우는 쪽을 택하기 쉽습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면 이렇게 물을 수 있습니다.
방금 답에서 시점이 걸린 항목만 따로 뽑아 주세요.
항목마다 그것이 언제 일인지, 오늘 기준으로 지났는지 안 지났는지 표시해 주세요.
답을 다시 훑게 만드는 질문이라, 사람이 눈으로 잡기 어려운 항목이 표로 정리돼 나옵니다.
자동으로 돌리는 작업이라면 필터를 두 겹으로
한 번 시키고 끝나는 일이면 날짜 한 줄로 충분합니다. 하지만 매일이나 매주 알아서 돌아가는 작업이라면 얘기가 다릅니다. 사람이 매번 안 보기 때문에 한 번의 실수가 계속 반복됩니다.
- 재료를 모으는 단계: 오래된 것 자체가 후보에 안 들어오게 기간 조건을 겁니다. 이게 없으면 뒤에서 아무리 걸러도 철 지난 소재가 계속 올라옵니다.
- 글로 만드는 단계: 지시문에 오늘 날짜를 넣습니다. 재료가 깨끗해도 AI가 시점 감각 없이 쓰면 "곧 열립니다" 같은 표현이 붙습니다.
두 겹이 필요한 이유는 각각 막는 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앞쪽은 잘못된 재료를 막고, 뒤쪽은 잘못된 표현을 막습니다. 한쪽만 고치면 나머지 절반은 그대로 새어 나갑니다.
실제로 앞쪽만 고치는 실수가 흔합니다. 재료를 깨끗하게 걸러놨으니 됐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지시문에 오늘이 없으면 AI는 "다가오는 주말"이나 "이번 시즌" 같은 표현을 자기 기준으로 씁니다. 재료는 맞는데 시제가 어긋난 글이 나오는 것입니다.
반대로 뒤쪽만 고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시문에 날짜를 박아두면 AI가 스스로 "이건 이미 지난 일입니다"라고 짚어주기는 합니다. 다만 애초에 오래된 재료만 잔뜩 올라온 날에는, 쓸 만한 소재가 하나도 안 남은 결과를 받게 됩니다. 앞에서 걸러야 뒤에서 고를 게 생깁니다.
오늘 날짜 체크리스트
- 이 작업의 결과가 시점에 따라 달라지는가
- 지시문 맨 앞에 오늘 날짜가 적혀 있는가
- "지난 일은 지났다고 표시해 달라"고 요구했는가
- 자동으로 도는 작업이라면 재료 쪽에도 기간 조건이 걸려 있는가
- 결과에 나온 날짜와 기간 계산을 한 번 직접 대조했는가
시점이 걸린 작업을 자동으로 돌리고 싶다면
날짜 한 줄은 오늘 당장 바꿀 수 있는 습관입니다. 그런데 매주 반복되는 일을 자동으로 돌리려는 순간부터는 재료를 어디서 어떻게 모을지, 무엇을 걸러낼지가 함께 따라옵니다.
어떤 작업을 자동으로 넘길 수 있고 어디에 사람 확인을 남겨야 하는지, 상황에 맞춰 무료로 짚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