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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AI가 고쳤는데도 안 될 때 — 자물쇠는 하나가 아니다

분명히 원인을 고쳤는데 결과가 그대로면, AI가 고장 난 게 아니라 자물쇠가 아직 더 남은 것이다. 권한·지시·실행 세 겹으로 잠긴 문을 순서대로 여는 법을, 직접 겪은 슬랙봇 사고로 풀었다.

"고쳤는데 왜 그대로예요?" 이 말은 실패 신고가 아니라, 방금 연 게 진짜 자물쇠 중 하나였다는 신호다.

이 글 3줄 요약

  • AI가 "안 할" 때, 원인은 대개 하나가 아니라 여러 겹이다. 하나를 풀어도 다음 자물쇠가 남으면 안 열린다.
  • 막는 장치는 보통 세 층이다. 권한(들어갈 수 있나) → 지시(하지 말라고 적혀 있나) → 실행 옵션(기능이 켜져 있나).
  • 한 번에 한 층씩 고치고 바로 테스트하라. 세 개를 동시에 바꾸면 진짜 원인을 영영 모른다.

나는 개발자가 아니라 AI에게 일을 시키며 개발을 배우는 사람이다. 그래서 초보가 가장 자주 겪는 좌절을 몸으로 안다. 바로 "분명히 고쳤는데 왜 그대로예요?"다.

그날 밤, "메모 등록해줘"가 안 됐다

AI 비서(메신저 방에 사는 슬랙봇)에게 "이 메모를 등록해줘"라고 시켰는데 아무 반응이 없었다. 봇이 고장 났나 싶었지만, 뜯어보니 막는 장치가 세 겹이었다.

  1. 1층 권한 — 비서가 그 방(채널)에 들어갈 권한이 없었다. 열었다. 그래도 안 됨.
  2. 2층 지시문 — 지침서에 예전에 적어둔 "이건 하지 마"라는 금지 문장이 남아 스스로 손을 묶고 있었다. 고쳤다. 그래도 안 됨.
  3. 3층 실행 옵션 — 설정에서 그 기능(도구) 자체가 꺼져 있었다. 켜고 나서야 됐다.

세 개를 다 열어야 열렸다. 첫 번째만 보고 방법을 갈아엎었다면 몇 시간을 헤맸을 것이다.

자물쇠는 보통 세 층에 산다

확인 질문
권한이 AI가 그 채널·폴더·파일에 접근할 권한이 있나
지시지침에 "하지 마"류 금지 문장이 남아 있나
실행 옵션설정에서 그 기능 자체가 꺼져 있진 않나

권한 → 지시 → 실행, 이 순서로 짚으면 안 뚫리는 경우가 드물다. 앞 단계가 막혀 있으면 뒷 단계는 확인해봐야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현관문이 안 열리는 이유도 하나가 아니다

도어락은 열었는데 안쪽에 안전 체인이 걸려 있고, 그걸 풀었더니 이중 잠금장치가 또 있다. 이때 "비번 바꿨는데 왜 안 열려!"가 아니라 "아, 잠금이 세 개였구나"가 정답이다. AI도 똑같다. "한 번 고쳤는데 그대로면 내 방법이 틀린 것"이라는 생각부터 버리자. 대개 방법은 맞았고, 원인이 더 남아 있을 뿐이다.

반드시 지킬 규칙 — 한 번에 하나씩

초보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조급한 마음에 여러 개를 동시에 바꾸는 것이다. 어쩌다 되더라도 뭐가 원인이었는지 몰라 다음에 또 헤맨다. 한 층만 고치고 바로 테스트, 안 되면 다음 층. 느려 보여도 이게 결국 가장 빠르고 실력이 쌓이는 길이다.

딱 세 줄만 가져가세요

  • AI가 안 될 땐 자물쇠가 하나가 아니라고 먼저 의심하라. "고쳤는데 그대로"는 다음 층이 남았다는 신호다.
  • 권한 → 지시 → 실행 옵션, 이 순서로 짚어라.
  • 한 번에 한 층씩 고치고 바로 테스트하라. 동시에 여러 개를 바꾸면 원인을 영영 못 배운다.

막혔을 때 뜨는 빨간 글자를 읽는 법은 바이브코딩 강의 8편 — 에러 읽는 법에서, 권한·보안이 왜 겹겹인지는 10편 — 보안과 권한에서 더 다룬다.

자주 묻는 질문

AI에게 시킨 걸 한 번 고쳤는데도 그대로면, 제 방법이 틀린 건가요?

대부분 방법은 맞았고, 원인이 하나가 아니었을 뿐입니다. AI가 어떤 동작을 안 할 때는 막는 장치가 여러 겹으로 걸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첫 번째 원인을 정확히 고쳤어도 뒤에 숨은 두 번째, 세 번째 장치가 그대로면 결과는 여전히 안 됨으로 나옵니다. 그래서 '고쳤는데 그대로'는 실패가 아니라 '자물쇠가 아직 더 있다'는 신호로 읽는 게 맞습니다. 방법을 갈아엎기 전에 다음 층을 먼저 의심해 보세요.

막는 장치가 여러 겹이라는데, 보통 어디부터 확인해야 하나요?

세 층을 이 순서로 짚으면 대부분 뚫립니다. 첫째 권한입니다. 그 AI나 도구가 대상(채널·폴더·파일)에 들어갈 권한 자체가 있는지 봅니다. 둘째 지시입니다. 지침이나 프롬프트에 예전에 적어둔 '이건 하지 마' 같은 금지 문장이 남아서 스스로 막고 있진 않은지 봅니다. 셋째 실행 옵션입니다. 설정 어딘가에서 그 기능 자체가 꺼져 있진 않은지 봅니다. 권한 → 지시 → 실행, 이 순서입니다.

빨리 되게 하려고 여러 군데를 한꺼번에 바꾸면 안 되나요?

안 됩니다. 세 곳을 동시에 바꾸면 어쩌다 되더라도 뭐가 진짜 원인이었는지 영영 모릅니다. 그러면 다음에 비슷한 문제가 또 났을 때 처음부터 다시 헤매게 됩니다. 반드시 한 층만 고치고 바로 테스트하세요. 안 되면 다음 층으로 넘어가면 됩니다. 느려 보여도 이게 결국 가장 빠릅니다.

AI가 아니라 사람이 쓰는 프로그램에도 이 원리가 통하나요?

통합니다. 이건 AI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막힘'이라는 현상 자체의 성질입니다. 현관문이 안 열릴 때 도어락, 안전 체인, 이중 잠금장치가 겹쳐 있는 것과 같습니다. 프로그램이든 앱 설정이든 계정 권한이든, 안 되는 이유는 종종 한 겹이 아닙니다. '한 개만 있을 거야'라는 가정을 버리는 것만으로도 문제 해결이 훨씬 빨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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