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창에서 답만 해주는 AI와, 내 컴퓨터에서 손발 달고 직접 일하는 AI는 다른 종이다. 이 둘을 구분하는 순간, 앞으로 뭘 배우고 뭘 골라 쓸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 글 3줄 요약
- 채팅창 AI는 말로 답하고, Claude Code 같은 CLI 에이전트는 내 컴퓨터에서 직접 파일을 만들고 실행까지 한다. 둘은 다른 종이다.
- 손발 달린 AI의 지형도는 네 칸으로 그려진다. 에이전트(직원)·서브에이전트(알바)·MCP(콘센트)·스킬(매뉴얼).
- 도구를 다 외울 필요는 없다. 지도만 있으면 필요할 때 골라 쓴다. 진짜 실력은 도구 암기가 아니라 '일 시키는 설계'다.
이 글은 AI 바이브코딩 강의 12부작 시리즈의 10편이다. 처음부터 순서대로 보고 싶다면 1편부터 읽는 걸 권한다. 이번 편의 목표는 하나다. 쏟아지는 AI 도구들을 한 장의 지도로 정리해, 이름만 들어도 "아, 저건 그 칸이구나" 하고 위치를 잡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오늘의 질문 — ChatGPT는 써봤는데 Claude Code는 뭐가 다르지
가장 많이 듣는 질문부터 풀어본다. "ChatGPT는 써봤는데, Claude Code는 대체 뭐가 다른 거지?" 둘 다 AI인데 이름도 다르고 쓰는 곳도 다르니 헷갈리는 게 당연하다.
답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채팅창 AI는 말로 답을 준다. Claude Code 같은 CLI 에이전트는 내 컴퓨터에서 직접 파일을 만들고 실행한다. 여기서 CLI(명령줄 도구)란 까만 화면에 말로 지시하면 컴퓨터가 그대로 일하는 방식을 말한다. 예쁜 버튼이 있는 앱이 아니라, 지시를 글로 던지면 결과물이 실제로 남는 창구라고 보면 된다.
이 한 문장의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 그래서 오늘은 이 AI 도구들이 어떻게 나뉘는지, 지형도부터 한 장 그려본다.
AI에는 사실 두 종류가 있다
먼저 가장 크게 한 번 갈라야 한다. AI라고 다 같은 AI가 아니다.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첫째는 채팅창 AI, 즉 말로 답하는 상담가다. ChatGPT나 Claude 앱처럼 대화창에서 방법을 알려주는 AI다. 글도 코드도 화면에 척척 보여주지만, 내 컴퓨터 파일에는 손대지 못한다. "엑셀 함수 알려줘"라고 하면 함수를 글로 알려주고, 그걸 복사해 붙여넣는 건 내 몫으로 남는다.
둘째는 CLI 에이전트, 즉 직접 일하는 직원이다. Claude Code처럼 내 컴퓨터에서 손발을 달고 일하는 AI다. 파일을 만들고, 고치고, 실행까지 스스로 한다. "매출 엑셀 정리해줘"라고 하면 실제 파일을 열어 정리하고 저장까지 끝낸다.
| 구분 | 채팅창 AI | CLI 에이전트 |
|---|---|---|
| 하는 일 | 방법을 말로 알려준다 | 직접 파일을 만들고 실행한다 |
| 결과 | 화면에 글과 코드가 보인다 | 내 컴퓨터에 결과물이 남는다 |
| 마무리 | 붙여넣기는 내 몫 | 저장까지 AI가 완료 |
| 비유 | 상담가 | 일하는 직원 |
상담가에게 물어보는 것과, 직원에게 일을 시키는 것. 이 차이를 먼저 몸에 익히면 나머지가 쉬워진다.
손발 달린 AI를 이루는 네 개의 칸
CLI 에이전트, 그러니까 손발 달린 AI는 혼자 덩그러니 있는 게 아니다. 몇 개의 부품으로 이뤄져 있다. 이 지형도를 네 칸으로 그려두면 앞으로 마주칠 대부분의 AI 도구 설명이 술술 읽힌다.
| 칸 | 한 줄 정의 | 일상 비유 |
|---|---|---|
| 에이전트 | 일을 맡기면 알아서 끝내는 AI | 직원 |
| 서브에이전트 | 그 직원이 부리는 일꾼 | 알바 |
| MCP | 외부 서비스를 꽂는 표준 연결구 | 콘센트 |
| 스킬 | AI에게 주는 반복 작업 설명서 | 업무 매뉴얼 |
이 네 칸이 오늘의 지도다. 지금부터 한 칸씩 일상 비유로 풀어본다. 용어 자체는 잊어도 좋다. 비유만 남기면 된다.
에이전트는 직원, 서브에이전트는 알바
첫 번째와 두 번째 칸은 묶어서 보는 게 이해가 빠르다.
에이전트는 일을 맡기면 알아서 끝내는 직원이다. "이거 해줘" 한마디면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도구를 스스로 골라 쓰고, 결과를 보고한다. 여기서 도구란 파일을 읽고 쓰는 일, 검색하는 일,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일 같은 것들이다. 손 하나하나 지시할 필요가 없다는 게 핵심이다. Claude Code가 바로 이 에이전트에 해당한다.
서브에이전트는 그 직원이 부리는 알바다. 큰 일이 들어오면 직원이 혼자 다 떠안지 않고, 알바 여럿에게 쪼개서 동시에 시킨다. "너는 창고 뒤져와, 너는 사무실 뒤져와" 하는 식이다. 사람 조직에서 팀장이 일을 나눠 맡기는 위임과 똑같다.
그런데 왜 굳이 쪼갤까. 책상이 차기 때문이다. 여기서 책상이란 AI가 한 번에 머릿속에 담아둘 수 있는 정보의 양을 말한다. 전문 용어로는 컨텍스트라고 부른다. 한 명이 수백 개 문서를 다 읽으면 머리가 꽉 차서 정작 중요한 지시를 잊는다. 그래서 무거운 조사는 알바에게 맡기고 결론만 받으면, 직원은 가벼운 상태로 판단에만 집중할 수 있다. 쪼개는 이유가 단순히 빨라서만이 아니라, 각자의 머리를 맑게 유지하기 위해서라는 점이 중요하다.
MCP는 AI용 콘센트 규격이다
세 번째 칸, MCP는 이름이 낯설어서 겁먹기 쉬운데 비유 하나면 끝난다. MCP는 AI에 외부 서비스를 꽂는 콘센트 규격이다.
집 벽의 콘센트를 떠올려보면 된다. 어느 브랜드 가전이든 플러그 규격만 맞으면 그냥 꽂아 쓴다. 냉장고냐 선풍기냐 브랜드가 뭐냐를 따지지 않는다. MCP도 똑같다. AI에게 "노션에서 이 표 가져와 정리해줘"라고 시키려면, AI와 노션 사이에 연결 통로가 필요하다. MCP가 바로 그 통로를 표준으로 만들어준다.
흐름으로 보면 이렇다. AI 에이전트가 "노션 표 가져와"라고 요청하면, MCP라는 표준 플러그를 거쳐, 노션이나 구글드라이브 같은 외부 서비스에 닿는다. MCP가 없다면 서비스마다 특수 배선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 MCP가 있으면 규격만 맞으면 꽂는 순간 바로 작동한다. 사용자 입장에서 외울 건 딱 하나다. "외부 서비스를 붙이는 표준 연결구." 그게 MCP다.
스킬은 신입에게 주는 업무 매뉴얼이다
네 번째 칸, 스킬은 AI에게 미리 저장해두는 반복 작업 설명서다. 자주 시키는 일일수록 매뉴얼로 만들어둔다는 발상이다.
스킬이 없으면 어떻게 되는지부터 보자. 예를 들어 강의 슬라이드를 만들 때마다 "가로세로 크기는 이렇게, 색은 이 색, 아이콘은 이 방식, 슬라이드는 10장" 같은 규칙을 매번 처음부터 타이핑해야 한다. 지시가 길어지고, 하나라도 빠뜨리면 결과가 들쭉날쭉해진다. 같은 걸 매번 다시 가르치는 셈이다.
스킬이 있으면 달라진다. 그 규칙을 스킬에 한 번만 적어두면, 그다음부터는 "슬라이드 만들어" 한마디로 규칙대로 나온다. 신입 직원에게 업무 매뉴얼을 쥐여주는 것과 똑같다. 한 번 써두면 다음부터는 짧게 시켜도 품질이 일정하다.
| 구분 | 스킬 없이 | 스킬 있으면 |
|---|---|---|
| 지시 | 매번 규칙을 처음부터 타이핑 | 한 번 적어두고 짧게 호출 |
| 품질 | 하나 빠뜨리면 들쭉날쭉 | 매번 일정 |
| 비유 | 매번 새로 가르치기 | 매뉴얼 쥐여주기 |
실전 — 이 강의 슬라이드를 만든 방법 그 자체
지금까지의 네 칸이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으니, 실제 사례를 하나 꺼낸다. 바로 이 강의의 슬라이드들이 만들어진 방식이다.
이 강의의 여러 모듈은 AI 에이전트 여러 명이 동시에 만들었다. 총괄 AI가 앉아서 "너는 8편 모듈, 너는 9편 모듈"이라고 서브에이전트에게 일을 나눠 시킨 구조다. 한 AI가 열두 개 모듈을 순서대로 만들면 오래 걸리고 머리도 꽉 찬다. 쪼개서 동시에 시키니 시간이 확 줄었다.
여기서 진짜 핵심은 이거다. 강사는 코드를 한 줄도 짜지 않았다. "일을 어떻게 나눠 시킬지" 설계만 했다. 앞에서 배운 에이전트와 서브에이전트가 실제로 이렇게 굴러간다는 증거다. 그리고 비개발자여도 여기까지는 할 수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총괄 자리에 앉아 일을 나누는 것, 그게 필요한 전부였다.
흔한 오해 두 가지
이 지형도를 손에 쥐고 나면 버려야 할 생각이 두 가지 있다.
첫 번째 오해는 "AI 도구가 너무 많아서 이걸 다 배워야 하는 거 아냐?"다. 전부 외우려다 보면 시작도 못 하고 지친다. 하지만 실제로는 지형도만 알면 필요할 때 골라 쓰면 된다. 오늘 배운 네 칸이 지도다. 세부 도구는 필요한 순간에 이름만 검색하면 어느 칸에 속하는지 바로 감이 온다.
두 번째 오해는 "이런 CLI 에이전트는 개발자만 쓰는 거잖아?"다. 까만 화면은 전문가 전용이라는 선입견이다. 하지만 "일 시키는 설계"만 하면 누구나 쓴다. 방금 본 실전 사례가 그 증거다. 비개발자가 총괄로 앉아 AI들에게 일을 나눠 시켜 이 슬라이드를 만들었다. 화면이 까맣다고 겁먹을 이유가 없다.
딱 세 줄만 가져가라
정리한다. 오늘 배운 걸 세 줄로 압축하면 이렇다.
첫째, 채팅창 AI와 내 컴퓨터에서 일하는 CLI 에이전트는 다른 종이다. 전자는 말로 답하고, 후자는 파일을 만들고 실행까지 한다.
둘째, 지형도는 네 칸이다. 에이전트는 직원, 서브에이전트는 알바, MCP는 콘센트, 스킬은 매뉴얼. 이 비유 네 개면 대부분의 AI 도구 설명이 술술 읽힌다.
셋째, 도구를 다 외울 필요가 없다. 뭘 나눠 어떻게 시킬지 정하는 "일 시키는 설계"가 진짜 실력이다. 도구는 필요할 때 골라 꽂으면 된다.
오늘 배운 손발 달린 AI는 강력한 만큼, 잘못 쓰면 비용도 사고도 커진다. 그래서 다음 편에서는 이 강력한 도구를 안전하게 쓰는 법, 즉 보안과 비용을 잡는다. API 키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권한을 어떻게 최소화하고 과금 알림과 백업을 어떻게 걸어두는지 다룬다.
다음 편 — 바이브코딩 강의 11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