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 시간을 설명했는데, 오늘 새 채팅을 열면 AI가 처음 듣는 얼굴을 합니다. 고장이 아니라 구조입니다.
이 글 3줄 요약
- AI는 '책상 위에 올라온 글'만 보고 답합니다. 새 채팅은 책상을 치우고 시작하기 때문에 어제 대화 전문이 자동으로 넘어오지 않습니다.
- AI를 쓰는 방식은 다섯 칸으로 나뉩니다. 채팅, 프로젝트, 폴더 연결, 클라우드 에이전트(AI 회사 서버의 컴퓨터로 일을 대신 하는 AI), 터미널(명령어를 입력하는 창)입니다. 칸마다 다른 것은 '기록이 어디에 남는가'와 '누가 어디서 일하는가'입니다.
- 대부분의 사장님은 프로젝트 칸이면 충분하고, 문서나 엑셀을 AI가 직접 만지게 하고 싶을 때 폴더 연결 칸으로 넘어가시면 됩니다. 터미널은 그다음 이야기입니다.
AI는 책상 위에 올라온 것만 봅니다
AI가 답을 만들 때 한 번에 펼쳐 놓고 볼 수 있는 글의 양에는 한도가 있습니다. 이것을 컨텍스트 창(context window, AI가 한 번에 볼 수 있는 글의 범위)이라고 부릅니다. 클로드를 만든 앤트로픽은 공식 문서에서 이것을 AI의 "작업 기억"이라고 설명합니다. 이 글에서는 쉽게 '책상'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책상은 강의에서 쓰려고 만든 비유이고 공식 용어는 아닙니다.
책상에 대해 세 가지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 책상에 없는 것은 모릅니다. AI는 책상 위에 올라온 글만 보고 답합니다.
- 대화가 끝나면 책상을 치웁니다. 새 채팅에는 이전 대화의 전문이 자동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넘어오는 것은 짧은 메모(메모리 기능), 검색으로 찾아온 일부, 그리고 미리 넣어 둔 지침과 자료 정도입니다.
- 많이 올릴수록 흐려집니다. 앤트로픽은 컨텍스트 창을 설명하는 공식 문서에서 글이 늘수록 정확도와 기억이 떨어진다고 적고, 이 현상을 '컨텍스트 부패(context rot)'라고 부릅니다.
이 세 가지를 알고 나면 다섯 칸의 차이가 한 줄로 정리됩니다. 책상에 무엇을, 어떻게 올려 주느냐가 다를 뿐입니다.
1칸 채팅 — 책상을 매번 치웁니다
가장 익숙한 방식입니다. 질문하고 답을 받습니다.
흔한 오해가 하나 있습니다. "AI는 대화의 키워드만 기억한다"는 생각입니다. 한 채팅 안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책상에 들어 있는 동안에는 앞에서 나눈 대화가 그대로 다시 입력됩니다. 끊기는 곳은 채팅과 채팅 사이입니다. 새 채팅을 열면 어제 대화 전문은 자동으로 따라오지 않습니다.
한 채팅을 아주 길게 끌어도 문제가 생깁니다. 길어질수록 답이 흐려지고, 클로드는 코드 실행 기능이 켜져 있으면 한도에 가까워질 때 앞부분을 요약본으로 바꿔 대화를 이어 갑니다. 챗GPT가 한도를 넘을 때 어떻게 처리하는지는 공식 설명을 찾지 못했습니다. 어느 쪽이든 실전 규칙은 같습니다. 주제가 바뀌면 새 채팅을 여세요.
책상 크기는 서비스와 요금제마다 꽤 다릅니다. 2026년 10월 초 챗GPT 공식 요금표 기준으로 무료 요금제의 빠른 모델은 한 번에 넣을 수 있는 양이 약 12쪽이고, Plus 요금제는 빠른 모델이 약 40쪽, 추론 모델(복잡한 문제를 단계적으로 따져 보는 모델)이 약 320쪽입니다. 유료 클로드의 최신 모델은 이보다 훨씬 큽니다. 긴 계약서나 여러 달 치 자료를 한 번에 다뤄야 한다면 이 차이가 체감됩니다.
2칸 프로젝트 — 자료함을 옆에 둡니다
같은 설명을 매번 다시 하고 계신다면 프로젝트로 넘어갈 때입니다. 프로젝트는 고정 지침과 자료를 넣어 두는 자료함입니다. 그 프로젝트 안에서는 새 채팅을 열어도 지침이 매번 같이 올라옵니다. 챗GPT에도 클로드에도 있고, 무료 요금제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여기서 두 번째 오해가 나옵니다. "자료를 다 넣어 두면 AI가 다 안다"는 생각입니다. 많이 넣으면 세 가지 부담이 생깁니다.
- 자리: 자료가 책상 자리를 차지해서 대화에 쓸 자리가 줄어듭니다.
- 사용량: 매번 실리는 양이 많을수록 요금제의 사용량이 더 깎입니다.
- 정확도: 관계없는 자료가 섞이면 답이 흐려집니다.
유료 클로드는 앞의 두 가지를 줄여 주는 장치가 있습니다. 자료가 한도에 가까워지면 통째로 올리던 것을 멈추고 필요한 부분만 찾아 읽는 방식으로 자동 전환합니다. 프로젝트 자료는 한 번 읽은 것을 재사용해서 사용량도 덜 깎입니다. 그래도 한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고, 세 번째 부담인 정확도는 넣는 사람이 골라 넣어야만 지켜집니다. 챗GPT가 프로젝트 파일을 통째로 읽는지 일부만 찾아 읽는지는 공식 문서에 명시된 문장이 없습니다.
그래서 프로젝트는 이렇게 쓰시길 권합니다. 앤트로픽이 공식 도움말에서 권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 프로젝트를 업무별로 나눕니다. 예를 들면 메뉴·마케팅, 직원·노무, 세무·정산입니다.
- 지침은 짧게 씁니다. 우리 가게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말투, 하면 안 되는 것. 세 줄이면 시작할 수 있습니다.
- 안 쓰는 파일은 뺍니다. 낡은 자료는 낡은 답을 부릅니다.
- 파일 이름은 내용이 보이게 짓습니다. '자료1.pdf'보다 '2026-10 점심메뉴판.pdf'가 낫습니다.
3칸 폴더 연결 — 내 서랍을 직접 엽니다
프로젝트를 쓰다 보면 파일을 올리고 내려받는 일이 번거로워집니다. 엑셀을 올리고, 고친 파일을 내려받고, 다시 올립니다. 폴더 연결은 이 과정을 없앱니다. PC용 앱에서 폴더 하나를 연결하면 AI가 그 폴더의 파일을 직접 읽고 고치고, 결과물을 폴더에 남깁니다.
터미널(검은 화면에 명령어를 치는 창)은 필요 없습니다. 클로드에서는 코워크(Cowork), 챗GPT에서는 워크(Work)라는 이름입니다. 챗GPT 워크는 2026년 7월에 나온 기능으로, 문서·스프레드시트·발표 자료 같은 완성물을 만드는 일을 맡습니다.
폴더를 연결하면 새로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더 있습니다. 진행 기록을 파일로 남기는 것입니다. 새 대화는 여전히 책상을 치우고 시작하지만, 폴더에 '어디까지 했는지' 적어 둔 파일이 있으면 새 대화에서 "이 파일을 먼저 읽고 이어서 해 주세요"라고 시킬 수 있습니다. 저는 프로젝트마다 진행 기록 파일을 하나씩 두고 일합니다. 대화는 끊겨도 파일은 남기 때문입니다.
폴더 연결을 시작하실 때 꼭 알아 두실 것이 네 가지 있습니다.
- PC의 파일은 연결한 폴더 범위에서만 읽습니다. PC 전체를 보는 것이 아닙니다. 화면이나 앱을 조작하는 권한을 따로 허용했다면 그 범위는 별도로 확인하세요. 그리고 읽은 내용은 AI 회사 서버에서 처리됩니다. 고객 개인정보가 든 폴더는 통째로 연결하지 마시고, 작업용 폴더를 따로 만드세요.
- 요금제 조건이 다릅니다. 클로드 코워크는 유료 요금제부터입니다. 챗GPT 워크는 무료 요금제도 PC용 앱에서 제한적으로 쓸 수 있습니다.
- 클로드 코워크는 2026년 10월 6일부터 실행 방식이 바뀝니다. 공식 안내에 따르면 Pro·Max 요금제의 새 작업은 앤트로픽 서버에서 실행됩니다. 내 폴더를 읽고 쓰려면 PC용 앱에서 시작한 작업이어야 하고, 그 PC의 앱이 켜져 있어야 합니다.
- 챗GPT에서 프로젝트 메모리를 '프로젝트 전용'으로 설정해 두셨다면 그 프로젝트에서는 워크를 쓸 수 없습니다. 프로젝트에서 폴더 연결로 넘어가기 전에 이 설정을 먼저 확인하세요.
4칸과 5칸 — 맡기는 쪽과 직접 짜는 쪽
폴더 연결 다음은 한 줄이 아니라 두 갈래입니다.
4칸 클라우드 에이전트는 '맡기는 쪽'입니다. 최근 나온 챗GPT의 dot과 메타의 Muse가 여기에 속합니다. 둘 다 AI 회사 서버에 전용 컴퓨터를 두고, AI가 그 컴퓨터로 메일·예약·조사 같은 일을 대신 합니다. 내 PC가 꺼져 있어도 일합니다. 컴퓨터를 나에게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AI에게 주는 것이어서, '자기 PC를 가진 상주 비서'에 가깝습니다. 다만 2026년 10월 초 기준으로 개인용 dot은 챗GPT Pro 요금제(월 100달러부터)에서 제공되고 계정별로 차례로 열리는 중이며, Muse는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제공됩니다. 실행 전에 승인을 받는 장치가 있긴 하지만, 메일과 결제를 맡기는 구조라 넘겨주는 권한이 큽니다.
5칸 터미널은 '직접 짜는 쪽'입니다. 클로드 코드(Claude Code)나 코덱스(Codex) 같은 도구로, 규칙과 기록과 자동화를 전부 내 손으로 짭니다.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여러 프로젝트의 규칙을 세밀하게 관리할 때 고르는 칸입니다. 클로드 코드는 PC용 앱의 Code 탭에서도 쓸 수 있어서 검은 화면이 유일한 입구는 아닙니다. 저는 이 칸에서 일하지만, 모든 분께 권하지는 않습니다.
두 갈래 모두 3칸의 '쉬운 버전'이나 '어려운 버전'이 아닙니다. 쓰임새가 다른 도구입니다.
사장님은 어느 칸인가요
위 칸이 더 좋은 것이 아닙니다. 상황에 맞는 칸이 있을 뿐입니다.
| 이런 상황이라면 | 권하는 칸 | 월 비용(2026년 10월 초 공식 달러가) |
|---|---|---|
| 가끔 묻고 답만 받으면 된다 | 1칸 채팅 | 0달러부터 |
| 같은 설명을 매번 다시 하고 있다 | 2칸 프로젝트 | 0~20달러 |
| 문서·엑셀을 AI가 직접 만지게 하고 싶다 | 3칸 폴더 연결 | 20달러(챗GPT는 무료도 제한적으로 가능) |
| 매일·매주 같은 일을 자동으로 돌리고 싶다 | 3칸의 예약 작업 | 20달러(사용량은 더 씁니다) |
| 메일·일정·조사를 통째로 맡기고 싶다 | 4칸 클라우드 에이전트 | 100달러부터(챗GPT dot) |
|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규칙을 세밀하게 짜야 한다 | 5칸 터미널 | 20~200달러 |
요금제에 포함된 기능이라고 해서 무제한은 아닙니다. 요금제마다 사용량 한도가 있고, 한 요금제 안의 기능들이 그 사용량을 나눠 씁니다. 챗GPT는 워크와 코덱스가, 클로드는 채팅·코워크·클로드 코드가 같은 사용량을 씁니다. dot은 출시 한 달 뒤의 사용량 조건이 2026년 10월 5일 기준으로 아직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원화 결제 금액과 세금은 결제 화면에서 확인하셔야 하고, 가격과 제공 국가는 자주 바뀌니 결제 전에 공식 요금표를 한 번 더 보시길 권합니다.
예약 작업에 대해서도 하나 알아 두세요. 예약 실행 자체는 지원하지만, 클로드 코워크의 예약 작업이 PC 폴더의 파일까지 다루는지는 공식 안내 두 곳이 서로 다르게 적고 있습니다. 실제로 맡길 작업으로 먼저 시험해 보시길 권합니다.
오늘 할 일
- 미완료: 지금 쓰는 AI에 프로젝트 기능이 있는지 왼쪽 메뉴에서 확인합니다.
- 미완료: 프로젝트를 하나 만들고 지침을 세 줄 적습니다. 우리 가게 소개, 말투, 하면 안 되는 것.
- 미완료: 이미 프로젝트를 쓰고 계신다면 안 쓰는 파일을 빼고, 한 프로젝트에 섞인 자료를 업무별로 나눕니다.
- 미완료: 파일을 올리고 내려받는 일이 잦다면 작업용 폴더를 하나 만들어 PC용 앱에 연결해 봅니다. 고객 정보 폴더는 연결하지 않습니다.
새 채팅에 이전 대화 전문이 자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고칠 수 없습니다. 대신 기억을 어디에 둘지는 사장님이 정할 수 있습니다. 지침과 자료를 프로젝트에 두면 그 안에서 이어지고, 진행 기록을 폴더에 파일로 남기면 다음에 다시 읽게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