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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정부지원 사업계획서, 평가표를 먼저 읽고 AI로 채웠습니다

백지에서 시작하면 사업계획서는 안 써집니다. 공고에 붙어 있는 평가 기준을 먼저 꺼내 목차로 삼고, 항목마다 AI로 초안을 채운 순서를 정리했습니다.

사업계획서가 안 써지는 이유는 글재주가 아니라 순서입니다. 백지가 아니라 평가표에서 시작하면 절반은 끝납니다.

이 글 3줄 요약

  • 공고문 첨부에서 신청 서식과 평가 기준을 먼저 꺼내 목차로 삼았습니다.
  • 평가 기준이 묻는 열 개 남짓한 질문에 매장의 사실을 붙여 항목별 초안을 AI로 채웠습니다.
  • 그 내용을 열 장 안쪽 뼈대로 재편해 서류용과 발표용을 한 번에 만들었습니다.

어떤 상황이었나

순대국을 파는 외식점 대표님이 소상공인 성장지원 사업에 지원하려던 참이었습니다. 매장은 잘 돌고 있었고, 매장 밖으로 판로를 넓히려는 구상도 머릿속에 있었습니다.

막힌 건 서류였습니다. 공고문을 열면 신청 서식 파일이 붙어 있고, 그 안에는 사업성, 혁신성, 성장 가능성 같은 칸이 있습니다. 그 칸을 보면서 대표님이 하신 말은 이랬습니다. "뭘 써야 하는지는 알겠는데,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를 모르겠다."

여기서 대부분 같은 실수를 합니다. 워드를 열고 우리 가게 이야기부터 쓰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매장의 역사, 재료에 대한 고집, 손님들의 반응. 문장은 진심이지만 심사표에는 그런 칸이 없습니다.

왜 백지에서 시작하면 무너지나

지원사업 서류는 감상문이 아니라 채점표가 딸린 시험지입니다. 백지에서 시작하면 세 가지가 어긋납니다.

  • 채점 항목이 비어 있게 됩니다. 쓰고 싶은 이야기부터 쓰면 분량은 채워지는데 정작 점수가 걸린 칸이 한두 줄로 끝납니다.
  • 순서가 심사자와 반대입니다. 심사자는 항목 순서대로 읽고 항목마다 점수를 매깁니다. 읽는 사람의 순서를 무시한 글은 좋은 내용도 눈에 안 들어옵니다.
  • 한 번 쓰면 고치기 싫어집니다. 공들여 쓴 문단일수록 버리기 아깝습니다. 그래서 방향이 틀렸어도 그 위에 계속 덧칠하게 됩니다.

Before / After

항목BeforeAfter
시작점빈 문서에 매장 이야기부터공고 첨부의 평가 기준부터
목차쓰다 보니 생김평가 항목을 그대로 목차로
초안 작성한 문단씩 붙들고 고민항목별로 AI가 초안, 사람이 사실 확인
발표자료서류 끝난 뒤 처음부터 다시같은 뼈대를 슬라이드로 재사용

어떻게 만들었나 (쉽게 설명)

  1. 첨부파일을 전부 엽니다. 공고 본문만 읽고 넘어가면 안 됩니다. 첨부에 신청 서식과 평가 기준이 같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건에서도 발표 평가에서 무엇을 보는지가 열 개 남짓한 항목으로 정리돼 있었습니다.
  2. 평가 항목을 목차로 옮깁니다. 이 사업이 요구한 항목은 이랬습니다. 사업명과 한 줄 슬로건, 사업 개요,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가, 해결 방법, 우리가 가진 핵심 자원, 경쟁자, 어떻게 돈을 버는가, 단계별 성장 계획, 예상 수익과 손익 추정, 팀 구성, 왜 우리에게 투자해야 하는가, 필요 자금과 사용 계획. 이 항목들이 그대로 문서의 뼈대가 됩니다.
  3. 항목마다 재료를 먼저 적습니다. AI에게 넘기기 전에 사람이 할 일이 있습니다. 항목별로 매장의 사실을 짧게 적어 두는 것입니다. 확인된 매출 구조, 실제 강점, 이미 갖춘 설비와 인력, 지금 거래하는 곳. 완성된 문장일 필요는 없고 단어만 나열해도 됩니다. 이 재료가 없으면 AI는 어느 매장에 붙여도 말이 되는 일반론만 만들어 냅니다. 실제로 재료 없이 돌려본 초안과 재료를 넣고 돌린 초안은 길이는 비슷한데 읽었을 때 무게가 완전히 달랐습니다. 다만 재료를 적을 때 거래처 이름이나 매출 실수치처럼 밖으로 나가면 곤란한 값은 지우거나 대략의 범위로 바꿔서 넣습니다.
  4. 항목 단위로 초안을 시킵니다. 문서 전체를 한 번에 쓰게 하지 않았습니다. "이 항목이 묻는 것은 이것이고, 우리 재료는 이것이다. 심사자가 읽을 문단으로 정리해 달라"는 식으로 항목마다 따로 요청합니다. 짧게 끊어야 사실이 안 흐려집니다.
  5. 채점자 시점으로 되짚습니다. 초안이 모이면 AI에게 역할을 바꿔 줍니다. 이때 순서가 중요합니다. 공고에 적힌 평가 항목과 배점을 그대로 먼저 붙여 준 다음에 물어야 합니다. "이 배점표대로 채점한다면 이 항목에서 몇 점을 깎고 왜 깎겠는가." 배점표를 주지 않고 물으면 채점이 아니라 일반적인 글쓰기 조언이 돌아옵니다. 배점을 알려 준 뒤에 나온 지적이 가장 쓸모 있었습니다. 근거 없는 형용사, 숫자 없는 성장 계획 같은 것들이 걸립니다.
  6. 비슷한 항목을 한 장으로 묶습니다. 평가 항목을 하나씩 다 펼치면 문서가 늘어집니다. 성격이 겹치는 항목 몇 개를 한 장에 묶어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도입과 요약, 문제, 해결 방법, 핵심 경쟁력, 수익 모델, 협업 계획, 단계별 로드맵, 비전과 자금 계획. 열 장 안쪽으로 묶으면 서류의 각 칸에 배분하기도 쉽고, 그대로 발표 슬라이드가 됩니다.

여기서 한 번 더 얻는 게 있습니다. 1차는 보통 서류 심사이고 2차는 발표인데, 이 뼈대를 만들어 두면 1차에서는 각 장의 내용을 서식의 사업성·혁신성 칸에 나눠 붙이고, 2차에서는 같은 뼈대를 슬라이드 순서로 그대로 씁니다. 두 번 만들지 않아도 이야기의 흐름이 어긋나지 않습니다. 심사위원이 서류에서 본 순서대로 발표를 듣게 되므로 설득이 한 번 더 겹칩니다.

여기서 걸린 것들

가장 자주 걸린 건 숫자였습니다. 초안에는 성장률과 목표 매출이 매끄럽게 들어가 있었는데, 근거를 물으면 나오지 않는 값이 섞여 있었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숫자는 그 항목만 무너뜨리는 게 아니라 문서 전체의 신뢰를 깎습니다. 근거를 댈 수 있는 값만 남기고 나머지는 지웠습니다.

두 번째는 범위였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다 적으면 계획이 아니라 희망 목록이 됩니다. 올해 할 일, 내년 할 일, 그다음 해 할 일로 3단계로 쪼개고 각 단계에 끝났다고 판단할 기준을 붙였습니다. 1단계는 작게 시작해 현장에서 반응을 받아 보는 것, 2단계는 그 반응을 반영해 생산과 인증을 갖추는 것, 3단계는 그때 넓히는 것. 이렇게 나누자 필요 자금 항목도 저절로 채워졌습니다. 1단계에 얼마가 드는지 답할 수 있으면 자금 계획 칸은 이미 쓰인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세 번째는 발표자료였습니다. 서류용 문장을 그대로 슬라이드에 올리면 읽히지 않습니다. 초안을 만든 뒤 몇 차례 더 고쳤습니다. 문장을 줄이고 장표당 메시지를 하나로 좁히는 작업이었습니다. 심사 결과는 이 글에서 다루지 않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결과를 성과처럼 적으면 앞의 내용까지 의심받기 때문입니다.

대표님이 더 이상 안 해도 되는 것

  • 빈 문서를 노려보는 일 평가 항목이 목차이므로 시작점이 정해져 있습니다.
  • 문장을 붙들고 다듬는 일 초안은 AI가 만들고 대표님은 사실 여부만 판단합니다.
  • 발표자료를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일 같은 뼈대를 슬라이드로 옮깁니다.
  • 빠진 항목을 제출 직전에 발견하는 일 목차 자체가 체크리스트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 달라진 것

제출까지 가는 동안 바뀐 건 서류의 모양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이었습니다.

  • 읽는 순서가 바뀌었습니다. 공고 본문부터 훑던 습관을 버리고 첨부부터 열어 평가 기준을 먼저 꺼냈습니다. 무엇을 써야 하는지가 시작하자마자 정해집니다.
  • 고치는 단위가 작아졌습니다. 문서 전체를 붙들고 앉아 있는 대신 비어 보이는 항목 하나만 골라 그 자리에서 손봅니다. 중간에 끊겨도 다음에 그 항목부터 이어 붙일 수 있습니다.
  • 다시 만드는 일이 줄었습니다. 서류와 발표자료가 같은 뼈대를 쓰기 때문에, 발표 준비가 새로 쓰는 일이 아니라 줄이는 일이 됐습니다.
  • 빠진 칸이 눈에 보입니다. 목차가 평가 항목이라 아직 안 채운 칸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제출 직전에 발견하는 일이 없어졌습니다.

이런 분께 맞습니다

  • 지원사업 공고는 봤는데 서류에서 멈춘 매장 아이디어가 없어서가 아니라 순서를 몰라 미루고 있는 경우입니다.
  • 비슷한 서류를 반복해 내야 하는 곳 다음 공고도 첨부와 평가 기준부터 다시 읽어야 하지만, 겹치는 항목은 이미 써 둔 것을 재사용할 수 있습니다.
  • 발표 평가가 붙어 있는 사업에 지원하는 경우 서류와 발표를 따로 만들면 두 배로 힘듭니다.

외식 SMB 인사이트

지원사업에서 떨어지는 이유는 사업이 나빠서가 아니라 채점표가 묻는 칸을 안 채워서인 경우가 많습니다. 공고문을 열었을 때 가장 먼저 찾을 것은 사업 소개가 아니라 평가 기준입니다.

한 가지 더. 이 순서는 지원사업 밖에서도 그대로 씁니다. 거래처에 내는 제안서, 입점 심사 서류, 대출 심사 자료 모두 보는 사람의 판단 기준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 기준을 먼저 확보해 목차로 바꾸는 습관 하나가, 서류 앞에서 보내는 시간을 가장 크게 줄여 줍니다. AI는 그 목차가 있을 때만 제대로 일합니다.

우리 매장도 가능할까요

준비 중인 공고문과 첨부파일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습니다. 평가 항목을 목차로 바꾸고 어떤 재료가 부족한지 짚어 드립니다. 무료로 진단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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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AI가 써준 사업계획서를 그대로 내도 되나요?

그대로 내면 안 됩니다. AI는 항목별 초안을 빠르게 만들어 줄 뿐이고, 매장의 실제 숫자와 사실은 대표님만 알고 있습니다. 초안에 사실을 채워 넣고 확인하지 못한 수치는 빼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평가 기준은 어디서 구하나요?

대부분 공고문 첨부파일에 신청 서식과 함께 붙어 있습니다. 발표 평가가 있는 사업은 발표에서 무엇을 볼지까지 항목으로 적어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첨부파일을 전부 내려받아 여는 것이 첫 작업입니다.

글솜씨가 없어도 되나요?

이 방식에서 필요한 건 글솜씨가 아니라 재료입니다. 매장의 매출 구조, 강점, 앞으로 하려는 일을 항목마다 사실대로 적어 주면 문장은 AI가 다듬습니다. 심사에서 갈리는 건 문장력보다 항목을 빠뜨리지 않았는지입니다.

이 방법은 외식업에서만 쓸 수 있나요?

업종과 상관없이 씁니다. 평가 항목을 목차로 바꾸고 항목마다 근거를 채운다는 순서 자체가 핵심이라, 지원사업뿐 아니라 제안서나 입찰 서류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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