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창에 "뉴스"라고 치면 요약이 오고, "장부"라고 치면 이번 달 합계가 온다. 지금까지 따로 만든 것들이 메신저 안에서 하나로 연결되는 날이다.
이 글 3줄 요약
- 슬랙에 나 혼자 쓰는 워크스페이스(회사)를 차리고, 봇(직원)을 한 명 뽑아 봇 토큰(사원증)을 받는다. 이 토큰은 지난 편 API 키와 같은 족보의 출입증이다.
- 봇 코드는 Claude에게 한국어로 시켜서 만든다. Socket Mode(내 컴퓨터에서 도는 방식)로 만들면 서버 없이 바로 굴릴 수 있고, "뉴스"·"장부" 같은 명령에 반응하는 나만의 비서가 완성된다.
- 따로 만든 뉴스 봇과 장부가 말 한마디에 알아서 움직이는 것 — 이게 바로 '에이전트'의 실체다. 카톡이 아니라 슬랙으로 하는 이유는 개인이 연습하기 좋기 때문이다.
이 글은 AI 바이브코딩 실습 시리즈 9부작 중 8편이다. 코드를 한 줄도 몰라도 AI에게 시켜 실제로 돌아가는 것을 만드는 게 목표다. 바로 앞 실습 7편에서 만든 뉴스 요약 봇을 이번 편에서 그대로 재사용하니, 아직 안 봤다면 먼저 보고 오길 권한다. 개념을 더 파고들고 싶다면 짝이 되는 이론 편도 함께 보면 좋다. 봇 토큰의 정체는 이론 5편 — API에서, '말 걸면 도구를 골라 일하는' 에이전트의 원리는 이론 10편 — AI 도구 생태계에서 다룬다.
오늘 만드는 것 — 슬랙에서 부르면 일하는 내 비서
먼저 완성물부터 보자. 슬랙 채팅창에 "뉴스"라고 치면 지난 편에서 만든 뉴스 요약이 답장으로 오고, "장부"라고 치면 미니 ERP의 이번 달 수입·지출 합계를 알려주는 봇이다. 말 그대로 대화하듯 부르면 일한다.
| 내가 친 말 | 봇(내비서)의 답장 |
|---|---|
| 뉴스 | 📰 오늘의 AI 뉴스 3줄 — · AI 요금 대폭 인하 발표… · 신규 오픈소스 모델 공개… · 국내 스타트업 투자 유치… |
| 장부 | 💰 7월 합계 — 수입 320만원 · 지출 180만원 · 남은 돈 140만원 👍 |
핵심은 이거다. 지금까지 따로따로 만든 것들이 메신저 안에서 하나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뉴스 비서와 장부가 이제 채팅창의 말 한마디에 알아서 움직인다. 여러분은 오늘 비서를 한 명 고용하는 셈이고, 이게 요즘 자주 들리는 '에이전트'의 진짜 실체다.
시작 전 준비물 — 이 3개면 된다
거창한 준비는 없다. 딱 세 가지만 있으면 바로 시작한다.
- 지난 편 결과물: Python이 깔려 있고, 뉴스 요약(news-bot)과 API 키가 이미 있는 상태. 장부(my-ledger)까지 있으면 완벽하다. 앞 실습에서 만든 걸 그대로 재활용한다.
- 이메일 1개: 슬랙 워크스페이스 가입용이다. 평소 쓰는 Gmail이든 네이버든 아무거나 된다.
- Claude Code: 봇 코드를 말로 시켜서 만든다. 실습 0편부터 쭉 쓰던 그 도구 그대로다.
비용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슬랙은 무료 플랜으로 오늘 할 걸 전부 할 수 있다. 봇을 여러 개 만들어도, 혼자 써도 공짜다. 다만 뉴스 요약에 쓰는 AI 호출 비용만 지난 편과 똑같이 소액 발생한다.
오늘의 전체 흐름은 "회사 차리고 직원 뽑기"로 요약된다. 워크스페이스를 만들고(STEP 1) → 봇을 뽑아 사원증을 받고(STEP 2) → 봇 코드를 짓고(STEP 3) → 실행해 출근시키고(STEP 4) → 첫 대화를 나눈 뒤(STEP 5) → 말로 능력을 하나 더 붙인다(STEP 6). 오늘 만나는 단어는 워크스페이스 · 봇 토큰 · Socket Mode · 에이전트 네 개인데, 뜻은 진행하면서 하나씩 풀어준다. 지금 다 이해 안 돼도 전혀 괜찮다.
STEP 1 — 나 혼자 쓰는 '회사' 하나 차리기
먼저 슬랙에 가입하고 워크스페이스를 만든다. 브라우저에서 아래 주소로 간다.
slack.com/get-started
절차는 세 단계다. 첫째, 이메일로 가입한다(인증 코드가 메일로 오면 입력). 둘째, 새 워크스페이스를 만든다. 회사 이름은 아무거나 좋다 — "내 비서실" 같은 걸로 하면 된다. 셋째, 동료 초대 화면이 나오면 건너뛴다(Skip). 혼자 써도 되니 넘어가도 무방하다.
슬랙은 한마디로 회사용 카톡이다. 오늘은 '나 혼자 회사'를 차리고 곧 직원(봇)을 한 명 뽑을 것이다. 워크스페이스는 우리 회사 건물인 셈이다.
체크포인트 — 화면 왼쪽에 내 워크스페이스 이름이 뜨고, 슬랙 채팅 화면에 들어와 있으면 성공이다. "워크스페이스가 만들어졌어요!" 같은 안내가 보이면 다음으로 넘어가면 된다.
STEP 2 — 직원(봇)을 뽑고 사원증(토큰)을 받는다
이제 봇을 만들 차례다. 브라우저에서 슬랙 앱 관리 페이지로 간다.
api.slack.com/apps
순서대로 눌러가면 된다.
- Create New App → From scratch — 이름은 '내비서', 워크스페이스는 방금 만든 내 것을 선택한다.
- OAuth & Permissions → Bot Token Scopes에
chat:write를 추가한다 — 봇이 '메시지를 쓸' 최소 권한이다. - Install to Workspace → 허용 — 이제 봇이 우리 회사에 정식 채용된다.
- Bot Token
xoxb-…를 복사한다 — 이게 봇의 사원증이다. 잠깐 메모장에 붙여둔다.
이 토큰이 봇의 사원증이다. 지난 편에서 만든 API 키와 같은 족보로, 프로그램이 출입할 때 내미는 '출입증'이다. 화면에는 BOT USER OAUTH TOKEN 아래에 xoxb-2894-51...-aB9kf 같은 긴 글자와 Copy 버튼이 보인다.
체크포인트 — xoxb-로 시작하는 긴 글자를 복사했으면 OK다. 한 가지만 명심하자. 토큰은 비밀번호다. 남에게 보여주거나 화면 공유에 노출하면 안 된다. 안전하게 보관하는 법은 다음 편에서 배운다.
STEP 3 — 말로 시켜서 봇을 짓는다
코드는 직접 짜지 않는다. Claude에게 한국어 문장으로 시킨다. 먼저 새 폴더를 만든다.
mkdir my-agent
cd my-agent로 폴더에 들어간 뒤 claude를 켜고, 아래 문장을 그대로 붙여넣는다.
슬랙 봇을 만들어줘. 내가 '뉴스'라고 보내면 news-bot 폴더의 뉴스 요약을 실행해 결과를 답장하고, '장부'라고 보내면 my-ledger의 이번 달 수입·지출 합계를 알려줘. Socket Mode로 만들고 토큰은 .env 파일에 두게 해줘. App Token(xapp-)이 필요하면 어디서 발급받는지 단계별로 알려줘.
여기서 Socket Mode라는 단어가 처음 나온다. 외부 서버 없이 내 컴퓨터에서 봇이 도는 방식이다. 봇이 슬랙에 '전화를 걸어 대기'하는 것과 같아서, 인터넷 주소를 따로 살 필요가 없다. 그래서 App Token(xapp-으로 시작하는 열쇠) 하나를 더 받는데, 발급 위치는 Claude가 안내하는 대로 따라가면 된다. 명령을 외우거나 코드를 이해할 필요는 없다. 화면에 뜨는 지시를 순서대로 밟기만 하면 된다.
STEP 4 — 봇을 실행하면 직원이 출근한다
코드가 만들어졌으면 실행해서 봇을 출근시킨다.
python bot.py
터미널에 붙여넣고 Enter를 친다. "⚡️ Bolt app is running!" 같은 연결 메시지가 뜨면 봇이 대기 상태로 들어간 것이다. 화면에는 대략 이런 흐름이 지나간다.
⚡️ 슬랙에 연결 중…
⚡️ Bolt app is running!
✓ Socket Mode 연결됨
✓ 메시지 대기 중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 봇은 내 컴퓨터에서 도는 프로그램이 슬랙에 전화를 걸어 대기하는 구조다. 그래서 **이 터미널 창을 닫거나 컴퓨터를 끄면 봇도 '퇴근'**한다. 24시간 일하는 봇은 상시 켜진 서버가 필요한데, 그건 나중에 배포를 다루는 편에서 이야기한다.
체크포인트 — 슬랙 왼쪽 App 목록에서 '내비서' 옆에 초록불(온라인)이 켜지면 출근 완료다. 초록불이 안 뜨면 터미널에 에러가 없는지 먼저 확인한다.
STEP 5 — 봇에게 DM으로 말을 걸어보라
오늘의 하이라이트다. 이제 봇에게 직접 말을 건다. 채널보다 **DM(개인 메시지)**이 가장 쉬우니 DM으로 시작한다.
- "뉴스" 입력 → 요약 답장이 온다. 지난 편 뉴스 봇이 그대로 실행돼 결과가 온다.
- "장부" 입력 → 이번 달 합계가 온다. 미니 ERP 데이터를 읽어서 알려준다.
실제 대화는 이렇게 흐른다.
나 (오후 2:14) — 뉴스
내비서 APP (오후 2:14) — 📰 오늘의 뉴스 요약 · AI 요금 대폭 인하 발표… · 신규 오픈소스 모델 공개… · 국내 스타트업 투자 유치…
나 (오후 2:15) — 장부
내비서 APP (오후 2:15) — 💰 7월 합계 · 수입 320만원 · 지출 180만원 · 남은 돈 140만원 👍
이게 왜 특별할까. 따로 만든 뉴스 비서와 장부가 이제 말 한마디에 알아서 움직인다. 여러분은 방금 에이전트를 한 명 고용한 것이다. 여러 도구 중에서 상황에 맞는 걸 골라 실행해주는 비서 — 이게 '에이전트'라는 말의 진짜 실체다.
STEP 6 — 봇에게 재주를 하나 더 가르친다
봇의 좋은 점은 코드를 다시 안 짜도 말로 능력을 계속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Claude에게 이렇게 시켜본다.
봇에게 '도움말'이라고 하면 지금 할 수 있는 일 목록(뉴스, 장부)을 답하게 해줘.
이 문장을 시키고 python bot.py를 다시 실행하면 '도움말' 명령이 추가된다. "이런 것도 답하게 해줘" 한마디면 능력이 하나씩 붙는 식이다. 나만의 명령을 자유롭게 추가해보자.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 "오늘" → 오늘 날짜·요일·할 일을 알려주기
- "환율" → 원-달러 환율을 답해주기
- "명언" → 응원 한마디를 랜덤으로 보내주기
"카톡으로는 왜 안 되나요?"
여기서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을 짚고 간다. "다들 카톡을 쓰는데, 왜 굳이 슬랙이냐"는 것이다.
카카오톡에 봇을 붙이려면 문턱이 높다. 사업자 심사가 필요하고, 채널을 개설한 뒤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게다가 개인이 만드는 자동응답은 공식적으로 막혀 있다. 연습 삼아 개인이 봇을 붙이기엔 문이 너무 좁은 것이다.
반대로 슬랙과 디스코드는 가입 즉시, 심사 없이, 무료로 봇을 붙일 수 있다. 전 세계의 봇 실습이 이 둘로 이뤄지는 이유다. 여기서 감을 잡으면 나중에 카톡이든 라인이든 원리는 100% 똑같이 통한다.
정리하면 이렇다. 카톡이 안 되는 게 아니라, 개인이 연습하기엔 문이 좁은 것뿐이다. 봇의 원리는 슬랙에서 배워도 어디서든 그대로 쓸 수 있다.
골라서 더 해보기
기본기가 됐으니 이제 능력을 골라서 더 붙여보자. 전부 Claude에게 말로 시키면 붙는 것들이고, 폴더는 my-agent 안에서 그대로다.
- ☀️ "날씨" 물어보기 — "날씨"라고 치면 오늘 우리 동네 날씨를 요약해 답장한다. 시킬 문장:
봇에게 '날씨'라고 보내면 오늘 우리 동네 날씨를 요약해서 답장하게 해줘. - 🔔 매일 아침 먼저 보내기 — 내가 부르기 전에 봇이 아침마다 뉴스를 먼저 보낸다. 지난 편 스케줄러를 재사용하는 예다. 시킬 문장:
실습 6 스케줄러랑 연결해서, 매일 아침 7시에 봇이 나에게 먼저 뉴스 요약을 DM으로 보내게 해줘. - 📝 "메모 ~~~" 저장하기 — "메모"로 시작하면 그 뒷부분을 파일에 한 줄씩 쌓아둔다. 시킬 문장:
봇에게 '메모'로 시작하는 메시지를 보내면 그 뒷부분을 memo.txt 파일에 한 줄씩 저장하게 해줘. - 👨👩👧 가족과 같이 쓰기 — 코드 수정 없이 된다. 슬랙 왼쪽 위 메뉴 → '사람 초대'로 가족 이메일만 넣으면, 같은 봇을 다 같이 부를 수 있다.
막혔을 때 — 자주 나는 3가지
봇을 처음 돌리면 아래 화면들이 종종 뜬다. 놀라지 말고 표대로 대처하면 된다.
| 증상 | 원인 | 대처 |
|---|---|---|
invalid_auth (인증 실패) | 토큰 복사가 덜 됐거나, Bot Token이 아닌 다른 토큰을 붙임 | xoxb-로 시작하는지 다시 확인해 .env에 정확히 붙여넣는다 |
| 봇이 메시지에 반응이 없음 | python bot.py가 꺼졌거나, 봇이 그 채널에 없음 | 봇이 실행 중인지 확인한다(창 닫으면 퇴근). 채널이면 봇을 초대하고, DM이 가장 쉽다 |
missing_scope (권한 부족) | 봇에게 필요한 권한(Scope)이 빠짐 | 에러 문구를 그대로 복사해 Claude에게 붙여넣으면 어떤 Scope를 추가할지 알려준다 |
대원칙은 하나다. 뭐가 안 되면 AI에게 그대로 물어보라. 에러 메시지를 복사해 "이거 왜 이래?"라고 붙여넣으면 대부분 풀린다.
오늘 배운 것, 그리고 다음 편
오늘 만난 단어 네 개를 한 줄씩 정리한다.
| 단어 | 한 줄 정의 |
|---|---|
| 워크스페이스 | 슬랙에서 만든 나만의 회사(채팅 공간) — 봇을 채용하는 건물 |
| 봇 토큰 | xoxb-… — 봇의 사원증. 지난 편 API 키와 같은 족보(출입증) |
| Socket Mode | 외부 서버 없이 내 컴퓨터에서 봇이 도는 방식 (전화 대기 중인 직원) |
| 에이전트 | 말 한마디에 여러 도구를 알아서 골라 실행해 일해주는 비서 — 오늘의 주인공 |
봇 토큰은 이론 5편 — API에서 본 출입증 개념 그대로였고, '말 걸면 도구를 골라 일하는' 봇은 이론 10편 — AI 도구 생태계에서 다룬 에이전트를 손으로 만져본 것이다. 개념이 손끝에서 실제로 움직이는 걸 봤으니, 이론이 훨씬 선명해질 것이다.
이제 열쇠가 세 개나 생겼다. API 키, 봇 토큰, 앱 토큰. 다음 편에서는 이 열쇠들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사고 안 치며 운영하는 법을 다룬다. 금고를 점검할 차례다.
다음 편 — 실습 9편 — 사고 안 치는 운영